핀란드·호주·캐나다는 왜 영유아에게 디지털 역량을 가르칠까?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주제예요. 과도한 사용, 수동적인 영상 시청,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동시에 여러 연구에서는 태블릿과 모바일 앱이 문해력, 어휘 습득, 수학, 과학, 문제 해결 능력 같은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사례도 보고하고 있어요. 따라서 스마트기기를 보여줄 것인지 여부만큼, 아이가 디지털을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경험하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해요.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수동적 사용 방식의 문제
미국소아과학회는 18개월 미만 아이에게 영상통화를 제외한 일반적인 스크린 미디어 사용을 피하라고 권고해요.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바로 영상통화예요.
디지털 기기 자체가 문제라면 영상통화도 똑같이 피해야 해요. 하지만 영상통화에는 화면 너머의 사람이 있어요. 아이의 표정과 반응을 보고, 말을 걸고, 기다려주고, 다시 대답해주는 상호작용이 있어요.
이 차이가 중요해요.
영유아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화면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에요. 아이가 화면 앞에서 혼자 오래 머무르며 수동적으로 자극을 소비하는 방식이 문제예요.
반대로 디지털 경험이 성인과의 대화, 또래와의 협력, 놀이와 탐구 활동으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져요. 디지털은 단순한 시청 도구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과 표현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선진국의 영유아 디지털 교육
핀란드, 호주, 캐나다 같은 나라들은 영유아기의 디지털 경험을 중요한 교육 영역으로 다루고 있어요.
이 나라들이 말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많이 쓰게 하자”가 아니에요. 디지털 도구를 놀이, 탐구, 표현, 관계, 안전, 문제 해결의 과정 안에서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자는 거예요.
핀란드는 디지털 역량을 유아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보고 있어요. 호주는 디지털 기술을 관계, 건강, 시민성, 놀이, 교육과 연결해요. 캐나다도 디지털을 문해력, 수리력, 문제 해결, 혁신과 연결해서 바라봐요.
결국 질문이 달라진 거예요.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할까?”가 아니라,
“디지털을 어떻게 배움의 도구로 쓰게 할까?”
앞으로 아이들이 경험할 초등 교육은 디지털과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읽고, 듣고, 찾고, 구분하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글자뿐 아니라 이미지, 소리, 영상, 아이콘,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다문식성(Multi Literacy) 경험도 필요해요.
그런데 영유아기에 스마트폰을 단지 영상 보는 도구로만 경험한 아이는, 초등 단계에서 디지털 기기를 학습 도구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기기는 익숙하지만, 디지털로 배우고 표현하고 소통하는 방법은 모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영유아기부터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피하는 법만이 아니에요. 발달에 맞는 방식으로 디지털을 안전하고 의미 있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에요.
우리나라의 국가수준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에서도 스마트기기는 유아의 놀이와 생활 속에서 필요한 만큼, 안전하고 바르게,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바라보고 있어요.
좋은 디지털 교육의 조건: 화면 밖으로 이어지는 배움
영유아 디지털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에요. 아이가 디지털 환경에서 경험한 내용을 이해하고, 말로 표현하고, 실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에요.
논문 "Young children and tablets: A systematic review of effects on learning and development"는 태블릿과 모바일 기기가 영유아의 문해력 발달, 어휘 습득, 읽기와 쓰기, 수학과 과학 지식, 문제 해결 능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 사례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논문은 총 19편의 연구를 검토했어요. 그중 14편은 긍정적인 효과를, 4편은 긍정적·부정적 결과가 함께 나타난 혼합된 효과를 보고했어요. 부정적인 결과만 보고한 연구는 1편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디지털 책을 읽을 때 기기 조작에 대한 대화가 많아지면서 읽기 효과가 낮아진 사례였어요.
이런 효과는 기기 자체에서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에요. 앱의 설계, 성인의 개입, 그리고 화면 속 경험이 실제 맥락과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좋은 디지털 경험은 아이가 단순히 화면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본 것을 떠올리고, 말하고, 비교하고, 선택하고, 실제 생활에 적용해보게 만들어요. 동화 앱을 본 뒤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야기해보는 것, 숫자 앱을 사용한 뒤 주변 물건을 세어보는 것, 식물 사진을 찍고 변화를 비교해보는 것처럼요.
결국 영유아 디지털 교육의 목표는 분명해요.
스마트폰을 자극 소비의 도구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경험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로 바꾸는 것.
누비랩의 냠냠키즈 또한 이런 관점에서 영유아의 디지털 경험을 바라보고 있어요. 아이들이 디지털을 통해 단순히 화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과 연결된 정보를 이해하고, 표현하고, 더 건강한 선택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요.
참고 자료
- Young children and tablets: A systematic review of effects on learning and development
- Associations of smartphone and tablet use in early childhood with psychosocial, cognitive and sleep facto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 유아교육기관 스마트폰, 태블릿 PC 활용 프로그램 개발 및 유아의 과학적 사고에 미치는 효과
- 2019 개정 누리과정